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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리뷰

풀 액티브 혼 스피커의 소름돋는 사운드Avantgarde Acoustic(아방가르드 어쿠스틱) UNO 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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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천의 얼굴을 가진 사운드였다. 말러 1번 4악장에서는 비교 불가의 에너지가 작렬했고, 김윤아의 ‘Going Home’에서는 같은 스피커가 맞나 싶을 만큼 한없이 나긋나긋한 소리를 들려줬다. 그러다 힐러리 한이 연주한 바이올린을 들어보면 어느새 견고하고 야무진 소리로 변해있었다.


주인공은 독일 아방가르드(Avantgarde Acoustic)의 UNO SD 스피커. 2023년 기존 UNO XD 스피커를 대체하며 새로 등장한 모델인데, UNO XD에는 없던 아이트론(iTRON) 앰프가 옵션으로 내장된 점이 다르다. UNO SD에는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있길래 이렇게 곡에 따라 천변만변하는 사운드를 들려줬을까. 호기심 가득했던 필자의 탐구는 이렇게 시작됐다.




아방가르드와 스페리컬 혼오디오아트 제 2 시연실에 세팅된 아방가르드 어쿠스틱 스피커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은 거대한 원형 스페리컬(spherical) 혼 스피커의 지존이다. ABS 수지로 만든 매끈하고 화려한 색감의 혼이 크기를 달리해 장착된 모습은 그 자체로 음악적이다. 실제로 이들의 소리를 듣게 되면 그 명징한 사운드 이미지와 거침없는 음의 감촉에 번번이 놀라게 된다. 아방가르드는 1991년 설립 때부터 혼 스피커, 그중에서도 나팔꽃처럼 혼 개구부가 활짝 펼쳐진 스페리컬 혼 스피커만을 만들었다. 혼 안에 컴프레션 드라이버가 아닌 일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장착하고, 전용 인클로저에 수납된 액티브 우퍼를 통해 저역대를 커버하는 점도 이들의 특징이다.


혼 스피커에 대한 아방가르드의 입장은 명쾌하다. 일반 박스형 인클로저 스피커에 비해 음질 면에서 월등히 낫다는 것. 작은 혼을 닮은 인간의 입이나 귀처럼, 혼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하게 사운드를 증폭시킬 수 있고, 반대로 진동판은 적게 움직여도 되기 때문에 음을 왜곡시킬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혼 스피커는 또한 혼이라는 강력한 증폭기가 있기 때문에 보이스코일과 진동판을 보다 작게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는 진동판의 무게를 가볍게 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드라이버 유닛의 반응속도를 그만큼 높이는 효과를 불러온다.


스페리컬 혼(Spherical Horn)과 익스포넨셜 혼(Exponential Horn)


그러면 왜 굳이 스페리컬 혼일까. 스페리컬 혼은 개구부가 나팔 모양으로 확 펼쳐져 음 확산각이 180도에 달한다. 이에 비해 혼의 단면적이 축 방향으로 지수함수적으로 늘어나는 익스포넨셜(exponential) 혼은 음 확산각이 90도에 그친다. 스페리컬 혼의 스위트 스팟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아방가르드에 따르면 스페리컬 혼은 또한 특정 대역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익스포넨셜 혼에 비해 전 대역에 걸쳐 보다 리니어한 확산 특성을 갖고 있다.




UNO 스피커 변천사

왼쪽부터 아방가르드 어쿠스틱 트리오(TRIO), 듀오(DUO), 우노(UNO) 라인업 스피커


아방가르드 스피커 라인업은 크게 트리오(TRIO), 듀오(DUO), 우노(UNO)로 이어진다. 플래그십 트리오는 말 그대로 스페리컬 혼이 3개이고, 듀오와 우노는 2개다. 듀오 미드레인지 혼이 우노 미드레인지 혼보다 크고 이에 따라 미드레인지가 내는 저역 하한도 우노보다 더 내려간다.


1세대 UNO G1은 1993년에 등장했다. 미드레인지 혼과 트위터 혼이 8.5인치 우퍼 인클로저로부터 독립된 점이 지금과 다르다. 1세대 UNO G1은 이후 우퍼를 10인치 2개로 늘린 Series 2 모델을 거쳐 2009년에 2세대 UNO G2로 진화했다. 우퍼는 10인치 1개로 줄었고(250W 싱글앰핑), 트위터 혼은 지금처럼 우퍼 인클로저에 수납됐다.


2015년에는 UNO XD 모델이 나왔다. G2와 마찬가지로 20인치 미드레인지 혼(5인치 드라이버)과 5인치 트위터 혼(1인치 트위터)은 외부 앰프가 필요한 패시브 타입. 하지만 10인치 우퍼가 다시 2개로 늘어나고 이를 500W 클래스 D 앰프 2개가 바이앰핑하는 설계로 바뀌었다.


아방가르드 어쿠스틱 UNO SD 스피커


2023년에는 3세대 UNO SD가 나왔다. 3세대 스피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패시브 타입의 미드레인지 혼과 트위터 혼을 내장 아이트론(iTRON) 앰프로 바이앰핑할 수 있도록 유료 옵션을 마련한 점. 이로써 UNO SD를 포함한 아방가르드 3세대 스피커는 본격적인 풀 액티브 혼 스피커가 될 채비를 끝냈다.




UNO SD 살펴보기아방가르드 어쿠스틱 UNO SD 스피커


UNO SD는 기본적으로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스페리컬 혼 조합으로, 우퍼는 내장 500W 클래스 D G3-500 앰프가 10인치(25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울리는 3웨이 스피커다. 혼 스피커답게 공칭 임피던스가 18옴, 감도가 107dB로 아주 높다. 주파수응답특성은 18Hz~22kHz,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290Hz, 2.8kHz.


UNO SD는 옵션으로 아이트론(iTRON) 액티브 버전을 선택하면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도 내장 100W 아이트론 앰프 2개가 각 유닛을 바이앰핑하게 된다. 따라서 패시브 소자로 이뤄진 290Hz/2.8kHz 네트워크 회로는 바이패스하며, 내장 앰프 3개(아이트론 2개, G3-500 1개)가 3개 유닛을 각각 트라이앰핑하는 풀 액티브 스피커로 변신한다.


경기 하남시 미사리의 오디오샵 오디오아트에서 만난 UNO SD는 2개의 오렌지 스페리컬 혼부터 가슴을 설레게 했다. 색감이 장난이 아니다. 위에 자리 잡은 독립된 20인치(500mm) 스페리컬 혼이 미드레인지용이고, 우퍼 인클로저 상단에 마련된 6.5인치(160mm) 스페리컬 혼이 트위터 용이다. 키는 1355 mm, 무게는 81.5kg.


1인치(25mm) Evolution XT2 링 트위터와 5인치(127mm) Evolution XM1 유닛


두 혼 안쪽에 박힌 드라이버는 미드레인지가 5인치(127mm) Evolution XM1 유닛, 트위터가 1인치(25mm) Evolution XT2 링 트위터다. UNO SD를 비롯해 아방가르드 스피커가 3세대가 되면서 새로 개발한 드라이버가 에볼루션(Evolution) 드라이버다. 강력한 자속을 위해 카본 스틸, 페라이트, 코발트, 알니코로 이뤄진 마그넷을 썼다.



UNO XD와 비교해 보면, 미드레인지 진동판이 소프트 메쉬에서 케블라, 트위터가 마일러 돔에서 링 타입으로 바뀌었다. UNO SD의 고역 상한이 UNO XD의 20kHz에서 22kHz로 늘어난 것은 이 링 트위터 역할이 크다.


아방가르드 어쿠스틱 UNO SD 스피커


트위터 혼 직경과 길이도 바뀌었다. UNO XD에서는 트위터 혼 직경이 5인치(127mm), 혼 길이가 65mm였는데, UNO SD에서는 트위터 혼 직경이 6.5인치(160mm), 혼 길이가 145mm로 대폭 늘어났다. 이에 비해 미드레인지 혼 직경과 길이는 각각 20인치(500mm)와 280mm로 똑같다.


XB10 우퍼

XB10 우퍼도 곳곳에서 UNO XD와 달라졌다. 진동판이 페이퍼에서 페이퍼와 카본 섬유로 바뀌었고, 보이스코일 직경도 100mm에서 153mm로 훨씬 커졌다. 이에 따라 자속밀도 역시 1.15 Tesla로 크게 늘어났다.



스펙을 살펴보면 미드레인지와 트위터가 290Hz~22kHz, 우퍼가 18Hz~350Hz 대역을 커버한다.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를 패시브 타입으로 선택할 경우 크로스오버는 290Hz, 2.8kHz에서 이뤄진다.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를 아이트론(iTRON) 액티브 타입으로 선택하면 패시브 네트워크 회로는 바이패스한다.



아이트론(iTRON) 앰프아방가르드 어쿠스틱 UNO SD 스피커 후면에 장착된 아이트론(iTRON) 앰프


UNO SD를 비롯한 아방가르드 G3 스피커(TRIO G3, DUO GT, DUO SD)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트론(iTRON) 앰프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전류 증폭’ 앰프로 소개되는 아이트론 앰프는 엄밀히 말하면 ‘전압-전류 변환' 회로다. 앞단에서 전압 증폭을 한 뒤 이를 전류 출력이 되도록 컨버팅해주는 VI 변환 회로인 것이다.


아방가르드가 손쉬운 전압 증폭 앰프 대신 굳이 전압-전류 변환 회로를 개발한 이유는 스피커의 보이스코일은 결국 전류로 구동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기존 전압 증폭 앰프들은 스피커에 입력된 전압(V) 신호가 옴의 법칙(I=V/R)에 따라 전류(I)로 변환돼 보이스코일을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저항(R)으로 작용하는 것은 스피커 임피던스다.



문제는 이 스피커 임피던스가 일정하지 않다는 데 있다. 입력신호의 주파수에 따라, 그리고 보이스코일의 인덕턴스로 인해 스피커 임피던스는 심하게 출렁거린다. 이는 결국 애써 정확하게 증폭시킨 전압 신호가 스피커에 들어오면 정작 들쭉날쭉한 전류 신호로 바뀐다는 얘기다. 이런 한계 때문에 ‘전압 증폭 ⇒ 전압 출력' 앰프 대신에 ‘전압 증폭 ⇒ 전류 출력' 아이트론 앰프가 탄생한 것이다.


아이트론 앰프 앞단에 액티브 크로스오버를 마련한 것은 아이트론 앰프 특성상 뒷단에 패시브 크로스오버를 둘 수가 없어서다. 패시브 네트워크 회로를 구성하는 코일, 커패시터, 저항이 모두 전압 신호로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트론 앰프는 UNO SD를 포함한 아방가르드 G3 액티브 버전 스피커를 위한 전용 앰프라고 보는 게 옳다.


이처럼 각 유닛마다 전담 아이트론 앰프를 붙인 이유는 또 있다. 네트워크 회로를 거쳐야 하는 일반 패시브 스피커는 공진 주파수에서 임피던스가 최대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아이트론 앰프의 출력 전류가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트론 앰프는 사전에 액티브 크로스오버를 거친 신호만 출력하기 때문에 해당 유닛은 공진 주파수를 피할 수 있게 된다.



UNO SD 들어보기아방가르드 어쿠스틱 UNO SD 스피커 시청 환경


오디오아트에서 진행한 아방가르드 UNO SD 시청에는 소스기기로 루민 P1, 진공관 프리앰프로 마스터사운드 Spettro를 동원했다. 음원은 룬으로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먼저 몸풀기로 폴 사이먼의 ‘Kodachrome’을 들어보면 깨끗하고 상쾌하며 탄력적인 음이 꽤 넓은 시청실을 마음껏 돌아다닌다. 혼 2개에 10인치 우퍼를 트라이앰핑하고, 앞단에 진공관 프리앰프가 있으면 단번에 이렇게 싱싱한 음과 넓은 무대로 바뀌는 것인가 싶다. 상당히 야무지고 똑 부러진 소리다. 20인치 미드레인지 혼인데도 스테레오 음상이 또렷이 맺히는 점도 놀랍다.



지휘   Thierry Fischer

오케스트라   Utah Symphony

곡   Symphony No.1 In D Major 'Titan'

앨범   Mahler: Symphony No. 1 In D Major "Titan" (Live)


처음부터 센 곡을 골랐다. 예상했던 대로 기세와 에너지가 장난이 아니다. 유년 시절, 부모님 따라서 가봤던 동네 극장의 광대한 시네마스코프 필름을 보는 것 같다. 20인치, 6.5인치 혼과 10인치 우퍼가 밀어내고 뿜어내는 공기의 압력이 굉장하다. 역시 이 혼 스피커의 에너지감은 일반 스피커와는 비교불가다.


이처럼 시청실은 소란이 가득한데 정작 UNO SD는 눈 하나 꿈쩍도 안 한다. 오히려 한 음 한 음을 정확히 내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 이는 아방가르드 주장대로 전류 출력의 아이트론 앰프가 중고역 유닛을 정확하게 드라이빙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강건한 음과 견고한 무대이며, 물러터지거나 좁은 것과는 거리가 완전 멀다.



총평

시청이 거의 끝나갈 무렵, 김윤아의 ‘Going Home’을 들어봤다. 바로 며칠 전 필자의 스피커 B&W 801 D4로 들어본 그 목소리의 여운이 생생했기 때문이었다. 트라이앰핑에 혼 스피커니까 음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다소 빅마우스 음상이 잡힐 것 같았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이자 민망한 오해였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음이 나왔다. 들이대거나 피곤한 구석이 전혀 없다. 음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 여린 음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정리해 본다. UNO SD는 드라이버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원하는 음압을 얻을 수 있는 혼 스피커의 본보기와도 같은 스피커다. 임피던스 변화에 맥을 못 추는 전압 증폭 앰프 대신 전류 출력 앰프를 쓴 ‘액티브 크로스오버+아이트론 바이앰핑’ 효과는 청감상 단단하고 정교한 이미지로 나타났다. 500W 앰프와 10인치 우퍼 조합은 두 말하면 잔소리. 황홀한 자태에 놀라고, 뿜어 나온 사운드에 더욱 놀라는 그런 스피커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출처: 하이파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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